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논리로 이기면 상대가 따라온다'고 믿었습니다. 회사에서 의견 충돌이 생길 때마다 데이터를 꺼내 들고 상대방의 허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는데, 그 결과는 늘 예상 밖이었습니다. 상대방은 설득되기는커녕 더 단단히 방어막을 쳤고, 팀 분위기는 싸늘해졌습니다. 로버트 그린의 을 읽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근본적인 부분을 놓치고 있었는지 알게 됐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비이성적인 존재다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고 믿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를 돌이켜보면, 먼저 감정적인 결론에 도달한 뒤 논리적인 근거를 끌어다 붙이는 순서였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로버트 그린이 정의하는 첫 번째 원칙인 비..
저도 처음엔 그분이 저보다 훨씬 똑똑해서 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장에서 만난 그 동료는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맹점을 찾아내고, 대화를 가르치는 자리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심리학과 관계 연구를 파고들수록, 그게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에 다가서게 됐습니다. 진짜 똑똑함이란 무엇인지, 제가 겪은 경험과 함께 풀어봅니다. 공감 능력이 진짜 지능이라는 말,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직장을 다니던 시절, 유독 대화가 벅찬 동료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분은 제가 말을 꺼내면 맥락보다 허점을 먼저 찾아냈고, 대화가 끝나고 나면 저는 어딘가 모르게 작아진 기분으로 자리를 떴습니다. 당시에는 그게 제 논리가 부족해서라고 자책했습니다. 그분이 더 많이 알고 더 날카롭게 생각하니까,..
만나고 돌아오는 길마다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제 문제인 줄만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원인은 저 자신이 아니라 관계 자체에 있었습니다. 왜 특정 사람 곁에 있으면 기운이 쪽 빠지는지, 그리고 가스라이팅과 나르시시스트는 실제로 어떻게 우리 삶에 침투하는지 — 제가 직접 겪고 공부하며 정리한 내용을 솔직하게 풀어봅니다. 거울신경세포 — 감정 전염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친구를 만났는데, 두 시간 뒤 집에 돌아오면 오히려 더 지쳐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하고 스스로를 다그쳤습니다. 하지만 그게 단순한 예민함이 아니라 뇌의 구조적 반응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야 자책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여기서 핵심 개념이 바로 거울신경세..
친한 사람이 많을수록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고 믿고 계십니까? 저는 한동안 그렇게 믿었고, 그 믿음 때문에 꽤 오랜 시간을 소진했습니다. 45년간 방송계를 버텨온 노련한 예능인의 한마디가 그 확신을 단번에 흔들어 놓았습니다. 인간이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독을 견디지 못해서라는 것, 그 역설적인 진단이 생각보다 훨씬 정확하게 제 과거를 짚어냈습니다. 고독 내성 — 인간관계 문제의 진짜 뿌리저는 한때 주변 사람 누구와도 사이가 틀어지는 게 두려웠습니다. 나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에너지를 빼앗는 사람을 끊어내지 못하고, 어떻게든 관계를 유지하려고 억지로 애썼습니다. 당시엔 그게 성숙한 태도라고 착각했는데, 실제로는 고독 회피 반응에 가까웠습니다.고독 회피 반응이란, 혼자 있는 상태를 견디지 못해 질 낮은 관계..
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나이 든다는 것을 그냥 세월이 흐르는 일 정도로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술자리에서 흰머리가 성성한 선배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상욕을 내뱉는 장면을 목격하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나이는 숫자가 아니라 인격의 총합이라는 말이 그날 처음으로 피부에 와 닿았습니다. 중년 이후 진짜 추해 보이는 행동이 무엇인지, 그리고 반대로 나이 들수록 빛나는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제 경험과 심리학적 근거를 섞어 정리해 봤습니다. 다중 상실 — 중년이 가장 겁나는 진짜 이유발달심리학에서는 중년을 '다중 상실(multiple loss)'이 동시에 발생하는 시기로 정의합니다. 여기서 다중 상실이란 신체적 기능 저하, 사회적 역할 축소, 경제적 수입 급락이 한꺼번에 겹치는 현..
타인이 슬플 때 함께 울어주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진짜 어려운 건,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상대가 가졌을 때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일입니다. 전업으로 육아를 하다 보면 이 사실이 더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제 곁에 남은 사람이 몇 안 되더라도, 그 소수가 진짜인지 알아보는 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지레짐작 한 마디가 칼이 되는 순간전업 육아를 시작하고 나서 제가 처음으로 크게 놀란 건 사람들의 질문이었습니다. "남편은 밥 먹고 나갔어요?", "아이가 왜 그래요, 엄마가 뭘 먹인 거예요?" 같은 말들이 하루에도 서너 번씩 쏟아졌습니다.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날 밤 제가 숨죽여 울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이것을 심리학에서는 귀인 오류(Attribution Error)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