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처음 만날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은 당신을 대할 때가 아니라, 식당 종업원을 대할 때 드러납니다. 저는 이 사실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한동안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육아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비로소 관계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때서야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쏟아왔는지 깨달았습니다. 이해관계로 맺은 인연은 결국 드러납니다일반적으로 인간관계는 쌓아갈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그건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넓게 쌓인 인맥 중 상당수는 이해관계(利害關係), 즉 서로의 이익이 맞닿는 지점에서만 유지되는 조건부 관계였습니다. 이해관계란 쉽게 말해 내가 저 사람에게 얻을 것이 있고, 저 사람도 나에게서 무언가를 원하기 때문에 유지되는 관계입니다. 그게 사라지는 ..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세 가지 말투를 반복한다고 합니다. "왜 나만 미워해?", "다들 내가 망하길 바라는 것 같아",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저는 그 세 번째 문장을 제가 얼마나 자주 속으로 되뇌었는지 떠올리고 꽤 불편해졌습니다. 피해의식은 나쁜 사람이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일반적으로 피해의식이 강한 사람은 성격이 삐뚤어졌거나 자기중심적이라는 인상을 주기 쉽습니다. 그런데 인지심리학(cognitive psychology)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기서 인지심리학이란 인간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를 연구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로, 우리가 왜 특정 상황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지를 설명해 줍니다.제가 직접 경험해 봤는데, 처음 동아리 모임에..
전체 인구의 20%가 어둠의 성향을 지닌 독성 인간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는데, 과거 조직 생활을 돌아보니 오히려 숫자가 낮게 느껴졌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조용히 사람을 갉아먹는 이들의 정체, 그리고 그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을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제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어둠의 성향이란 무엇인가심리학에서는 싸이코패시(Psychopathy), 나르시시즘(Narcissism),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anism), 그리고 사디즘(Sadism)을 묶어 '다크 테트라드(Dark Tetrad)'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다크 테트라드란 타인을 착취하고, 기만하고, 고통에서 쾌감을 얻는 네 가지 성격 성향이 함께 묶인 개념으로, 이 중 세..
나이가 들수록 연락하는 사람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통계, 체감하고 계십니까? 저는 30대에 접어들면서 이 수치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 20대에 그토록 붙들었던 넓은 인맥이 어느 순간 오히려 저를 지치게 만들었고, 관계가 줄어드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 성숙의 과정임을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인간관계에 현타가 온 적, 한 번쯤 있지 않으십니까저는 20대 중반까지 주말마다 약속을 채워 넣었습니다.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착각이 있었으니까요. 형동생 하며 관계를 넓히고, 연락처 목록이 늘어날수록 뭔가 든든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어울렸는데도, 진짜 힘든 순간에 전화를 걸 사람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발달심리..
가장 힘든 관계를 끊어낼 수 있는 사람이, 사실 가장 피해를 덜 보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직장 상사였던 그 사람을 저는 5년 가까이 매일 마주쳐야 했습니다. 팀원들의 야근 결과물을 자기 보고서에 고스란히 얹어 올리면서도 한 번도 미안해하지 않던 사람. 그때 제가 배운 건 '손절'이 아니라 '거리의 기술'이었습니다. 내 그릇을 갉아먹는 사람의 정체 — 다크트라이어드심리학에서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해로운 세 가지 유형을 묶어 다크트라이어드(Dark Triad)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다크트라이어드란 나르시시즘,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시 세 가지 성향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이 세 유형은 모두 극단적 이기주의를 뿌리로 공유합니다.먼저 나르시시즘(자기애성 성격 장애의 현상적 표현)은 정서적 착취가 핵심입..
범죄 프로파일러가 1,000명의 범죄자를 면담하며 발견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열 살 이전의 좋은 기억을 묻는 질문에 침묵하거나, 나쁜 기억을 물으면 "몇 살 때부터 말할까요?"라고 되묻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멈칫했습니다. 제 어린 시절 기억들이 순식간에 떠올랐거든요. 그 반응 자체가 이미 하나의 답이었습니다. 자기애 성향과 나르시시스트, 그 경계는 어디인가자기애(self-esteem)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저 역시 제가 하는 일에서 인정받고 싶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 마음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느냐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자기애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