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아이를 낳기 전까지 제 삶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육아를 시작하고 나서야 깨달았어요. 하루 중 아이가 해맑게 웃던 시간이 분명 더 길었는데, 밤에 기억나는 건 결국 제가 지쳐 쓰러졌던 그 한 장면뿐이라는 걸. 왜 좋은 기억은 그렇게 빨리 사라지는 걸까 의아했는데, 심리학에는 이걸 설명하는 개념이 이미 있었습니다. 우리 뇌가 원래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는 겁니다. 왜 나쁜 기억만 남는 걸까 — 부정성 편향의 정체육아를 시작하고 처음 한두 달은 정말 버티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가 예쁜 건 맞는데, 그 예쁜 순간보다 제가 밤새 울다 새벽을 맞은 기억이 훨씬 선명하게 남았습니다. 처음엔 그게 제 개인적인 약함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이건 저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열등감이 클수록 더 대단한 사람이 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제 지난 육아 방식을 돌아보니, 그 반신반의가 부끄러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이에게 퍼붓던 조급한 말들이 사실은 제 안의 해묵은 콤플렉스였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거든요. 부모 콤플렉스, 아이에게 그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나요?저는 어릴 때 남들 앞에 서기만 하면 얼굴이 빨개지고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발표 불안이 꽤 심한 편이었는데, 그때마다 부모님은 "너는 왜 이렇게 소심해서 사회생활은 어떻게 할 거냐"며 혀를 차셨습니다. 어린 저는 그 말이 그냥 꾸지람인 줄 알았습니다.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아버지 본인도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거절을 못 하는 콤플렉스를 갖고 계셨다는 것을. 결..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 10명에게 "요즘 어때?"라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이 열에 아홉은 같습니다. "썩었지", "터졌지", "녹았지." 저도 그 대열에 합류한 지 꽤 됐습니다. 큰아이가 중학교 1학년이 되던 날부터 집 안 분위기가 조용히, 그러나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제가 무얼 잘못 키운 걸까, 몇 날 며칠을 자책했습니다. 자책과 분리불안 — 엄마 혼자 앓는 이유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점을 심리학에서는 '2차 개별화(Second Individuation)'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2차 개별화란, 영아기 때 한 번 이루어진 심리적 독립이 청소년기에 다시 한번, 훨씬 더 격렬하게 반복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아이가 "나는 너와 다른 사람이다"라는 걸 온몸으로 증명하려는 시기입니다. 문을 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