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해자의 80%는 "설마 내가 당하겠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입니다. 검사 경력 33년의 전직 검사가 수천 건의 사기 사건을 분석해 도출한 사기꾼 식별 체크리스트 28가지, 그리고 저 자신이 중고거래 현장에서 송금 버튼 직전에 멈춰 선 아찔한 경험. 그 둘을 겹쳐봤더니 사기의 구조가 훨씬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삼자사기, "직접 만났으니 안전하다"는 착각이 가장 위험합니다일반적으로 중고거래는 직접 만나면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봤더니, 그 믿음이 오히려 가장 큰 허점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평소 갖고 싶었던 고가의 전자기기가 시세보다 20만 원 이상 저렴하게 올라온 걸 봤고, 판매자는 출장 중이라며 지인을 대신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약속 장소..
솔직하게 털어놓을수록 더 깊은 사이가 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입사 동기에게 이전 직장 트라우마와 가정사를 꺼낸 그날부터, 저는 서서히 그 사람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그 약점이 동료들 사이에서 저를 '원래 예민한 사람'으로 매도하는 데 쓰였습니다. 친한 사이일수록 오히려 더 말을 아껴야 한다는 사실, 경험으로 배우기엔 너무 비쌌습니다. 솔직함이 독이 되는 순간 — 편견 방지솔직함은 미덕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솔직함과 무분별한 자기 노출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정치 성향, 종교관, 과거의 상처를 꺼내는 행위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편견의 색안경을 씌우는 일이었습니다.심리학에서는 이를 ..
승진이 늦어진 날 밤, 저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를 수십 번 되뇌었습니다. 겉으로는 더 당당한 척했지만, 퇴근 후 혼자가 되면 한없이 무너졌습니다. 알고 보니 그건 자존감이 아니라 자존심이었습니다. 진짜 자존감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현대인들이 자꾸 둘을 혼동하는지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중심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자존심과 자존감, 뭐가 다른 걸까요저도 한동안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여겼습니다. "나는 최고야"라고 크게 외치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외칠수록 작은 비판 하나에도 더 크게 흔들렸습니다.자존심(self-pride)이란 타인의 시선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자기 방어 기제입니다. 쉽게 말해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초점이 맞춰진 감정의 방패입니..
퇴근하고 소파에 눕자마자 스마트폰을 집어 드는 그 순간, 혹시 저와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셨나요? 저는 한때 그 10분이 두 시간이 되고, 화면을 끄고 나면 공허함만 남는 악순환을 매일 밤 반복했습니다. 나쁜 습관은 의지력으로 없앨 수 없다는 걸 몸으로 먼저 깨달았고, 그 이후에야 심리학이 말하는 진짜 해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습관 덮어씌우기 — 없애려 하지 말고 올라타라나쁜 습관을 없애려 참았던 시간이 얼마나 되시나요? 저는 숏폼을 보지 않으려고 스마트폰을 방에 두고 거실로 나간 적도 있었습니다. 결과는 5분도 채 안 돼서 다시 방으로 걸어 들어가는 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었습니다. 인지 심리학자들이 오랫동안 강조해 온 결론은 명쾌합니다. 나쁜 습관의 신경 회로는 지울 수 없지만, 그 자리를 다른 행동..
동기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다가 문득 손을 멈춘 적이 있습니다. 해외여행 사진, 깔끔한 집 인테리어, 육아 용품 언박싱 영상. 제가 직접 느낀 건 부러움이 아니라 이상한 종류의 조바심이었습니다. '저 정도는 해야 정상 아닌가'라는 생각이 반사적으로 올라왔고, 그 감각이 어디서 왔는지 한참 후에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이 왜 이렇게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지, 그게 정말 결함인지, 그리고 거기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를 심리학적 근거와 제 경험을 함께 놓고 따져봤습니다. 생존본능이 만든 눈치 — 한국인의 타인 지향성한국인이 유독 눈치를 많이 본다는 말은 단순한 기질 문제가 아닙니다. 문화심리학 연구에서는 이를 '집단주의 생존 전략'의 결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집단주의 생존 전략이란, 혼자서는 ..
가까운 친구가 전혀 없다고 답한 미국인 비율이 1990년대 3%에서 최근 12%로 네 배 뛰었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우리나라였으면 훨씬 더 높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주고 또 주다가 어느 순간 텅 비어버리는 그 감각, 저도 직접 겪어봤기 때문입니다. 인간관계가 힘든 건 의지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방향이 잘못된 것입니다. 공의존에서 벗어나야 관계가 살아납니다저는 한동안 동료의 부탁을 단 한 번도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야근이 쌓이고, 주말에도 메시지가 왔고, 제 업무는 늘 뒷전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정도는 내가 감당해야지'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그게 바로 공의존(Co-dependency) 상태였습니다.공의존이란 자신의 욕구는 맨 마지막에 두면서 상대방의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