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하루 종일 돌보다 보면, 어느 순간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것 같은 감각이 찾아옵니다. 저도 그 감각을 꽤 오래 안고 살았습니다. 지금 한국은 청년부터 중년, 노년까지 전 세대가 조금씩 안으로 움츠러드는 시대입니다. 과연 혼자가 정말 편한 걸까요, 아니면 편하다고 믿고 싶은 걸까요? 고립은 왜 유행처럼 번지게 됐을까요즘 '쉬었음 청년'이라는 말이 통계에 자주 등장합니다. 매달 70만 명 이상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고 하죠. 그런데 저는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청년 문제로만 생각했습니다. 제가 직접 겪기 전까지는요.육아를 시작하고 나서 하루 일과가 아이 중심으로 재편되면, 밖과의 접점이 하나씩 끊깁니다. 처음엔 일부러 SNS를 줄였고, 그다음엔 모임 연락을 미루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쌓이다 ..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99.9999%는 죽어 있습니다. 생명이란 오히려 예외적이고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이 사실을 처음 마주했을 때 저는 이상하게도 홀가분해졌습니다. 아등바등 살아가는 게 부끄럽다기보다, 이 작은 생명이 기적처럼 느껴졌달까요. 죽음의 물리학 우주적 맥락에서 보면, 삶은 사고다아이를 키우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커리어는 멈춰 있고, 아이 밥 먹이는 일 말고는 이렇다 할 성취가 없는 하루가 반복됐습니다. 그 무력감의 정체를 좀처럼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물리학의 언어를 빌리고 나서야 조금 납득이 됐습니다.물리학에는 '열역학적 불안정 상태(thermodynamic metastabi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