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양치를 거부할 때마다 저는 어느새 달래고 설명하고 사정하는 '을'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게 문제인지도 몰랐습니다. 아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부모의 권위를 갉아먹고 있다는 걸, 소아정신건강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설득의 함정 — 왜 달랠수록 아이는 더 도도해질까요?"이거 다 먹으면 장난감 사줄게." 저도 이 말, 정말 많이 했습니다. 밥을 먹이거나 양치를 시킬 때마다 아이의 눈치를 살피며 온갖 이유를 늘어놓고, 결국엔 보상을 꺼내드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달래면 달랠수록 아이는 점점 더 뻔뻔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이걸 심리학에서는 '강화의 역설'이라고 설명하기도 하는데, 쉽게 말해 설득하는 사람이 '을'의 위치에 서게 된다는 겁니다...
솔직히 저는 아이를 낳기 전까지, 사춘기가 이렇게까지 사람을 갈아 넣는 시간인 줄 몰랐습니다. 유아기에는 눈물을 닦아주면 됐는데, 사춘기는 그 눈물이 내 것인지 아이 것인지조차 구분이 안 되더군요. 지금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혼자 방 안에서 이불을 깨물고 있는 게 자기만이 아니라는 사실, 이 글에서 먼저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사춘기,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실제는 달랐습니다흔히 사춘기는 "잠깐 지나가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기다리면 된다, 놔두면 알아서 한다, 다들 겪는 거다. 저도 그 말을 믿고 버텼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그 '잠깐'이 5년이기도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이기도 했습니다.어제까지 손 잡고 마트 가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눈빛이 바뀝니다. 기생충처럼 외계 생명체가 들어온 ..
한국 초등학생의 95% 이상이 졸업 전 개인 스마트폰을 소지합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잠시 멈칫했습니다. 제 아이도 그 95% 안에 들어 있고, 아이의 손에 스마트폰을 쥐여주던 날의 복잡했던 감정이 고스란히 떠올랐으니까요. 스마트폰을 언제 사줘야 하는지, 사준 다음엔 어떻게 가이드해야 하는지 — 그 질문을 아직도 매일 붙들고 있습니다. 지연만족 — 기다림을 잃어버린 아이들지연만족(delayed gratificatio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지금 당장 보상을 취하지 않고 기다렸을 때 더 큰 만족을 경험하는 능력입니다. 1970년대 스탠퍼드 대학의 마시멜로 실험이 이 개념을 대중에 알렸는데, 이후 여러 후속 연구에서 지연만족 능력이 학업 성취나 사회성과 연관된다는 결과가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