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나면 왠지 모르게 기운이 빠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별히 싸운 것도 없고, 딱히 잘못된 말을 들은 것도 아닌데 집에 돌아오는 길이 유독 무겁습니다. 저도 그런 경험을 꽤 오래 안고 살았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심리학 연구 결과와 제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 군중 속 고독 — 연결될수록 왜 더 외로워지는가카카오톡 연락처가 1,500명을 넘어도 막상 오늘 힘든 일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 느낌,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군중 속 고독(Loneliness in a Crowd)'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군중 속 고독이란 물리적으로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음에도 정서적으로는 단절감을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SNS에 올라오는 타인의 여행 ..
퇴직 후 한동안 저는 거울을 제대로 보지 않았습니다. 굳이 꾸밀 이유가 없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요.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마주한 거울 속 제 모습이 작은 충격을 줬습니다. 구겨진 옷, 정리되지 않은 머리, 푸석한 얼굴. 그건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나이 들수록 차림새를 정돈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그 이유를 몸으로 먼저 배운 날이었습니다. 복장이 보내는 신호 — 옷은 사회적 언어다심리학에서는 복장을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non-verbal communication)'의 핵심 요소로 봅니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란 말없이도 상대에게 전달되는 모든 신호를 뜻하는데, 옷차림은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가장 강하게 인상을 결정하는 수단입니다.실제로 제가 퇴직 후 집 근처 마트나 동네 산책에 늘..
솔직히 말하면, 저는 꽤 오랫동안 '나를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게 대체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거창한 자기 긍정 선언 같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마케팅 문구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퇴근 후 저녁, 침대에 누워 바디로션 하나 바르기 귀찮아 그냥 잠든 날 밤, 그 의미가 조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귀찮음을 이기는 것이 자기 돌봄의 실체다매일 퇴근 후 녹초가 된 상태로 집에 돌아오면, 씻는 것조차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세안을 마치고 나서 바디로션을 꺼내는 그 짧은 동작이 어떤 날은 정말 불가능한 미션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핸드폰을 손에 쥔 채 그냥 잠들고, 아침엔 푸석한 피부와 밀린 피로를 안고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는 꼭 이런 생각이 따라왔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나 자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