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이 강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거창한 의지력이 아니라, 무너지는 순간에도 사소한 일상을 놓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육아와 살림을 홀로 전담하던 제가 번아웃 직전에서 가장 크게 흔들렸던 건, 아이가 아플 때 "그냥 다 내려놓고 쉬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였습니다. 쉬고 싶지 않아서 버티는 게 아닌데, 그 말이 얼마나 공허하게 들렸는지 지금도 선명합니다. 루틴 유지 — 강한 사람은 고통 속에서도 밥을 먹는다멘털이 강하다는 말을 들을 때 흔히 상상하는 건 고통 앞에서 눈 하나 깜짝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건 그 사람이 고통을 못 느끼는 게 아니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도 저녁에 좋아하는 드라마 한 편을 틀고 웃을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루틴 유지(daily routine main..
소시오패스는 드라마 속 빌런이 아닙니다. 인지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우리를 조종하는 사람은 낯선 괴한이 아니라 오래 알고 지낸 지인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제가 육아로 사회와 단절됐던 시기, 만나는 사람이 한없이 줄어들면서 저도 모르게 그 취약한 상태에 빠져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고립이 얼마나 위험한 심리적 조건을 만드는지를요. 고립이 만드는 위험 — 나도 모르게 취약해지는 순간회사를 그만두고 온종일 아이를 돌보기 시작했을 때, 처음엔 그게 옳은 선택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자 이상한 감각이 찾아왔습니다. 세상이 저를 빠르게 두고 가는 느낌, 그리고 제 판단이 점점 흐려지는 느낌이었습니다.심리학에서는 이 상태를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
저도 처음엔 그냥 좀 피곤한 건줄 알았습니다. 아이를 돌보면서 밀려드는 무기력함과 막막함이 쌓여가는데도, '육아가 다 이렇지 뭐' 하고 넘겼거든요. 그런데 한 달을 돌아봤을 때 기분 좋았던 날이 단 하루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그게 경미한 우울증이라는 신호였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경미한 우울증 — '그냥 원래 그런 거지'라고 넘겼던 이유정신건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상태를 기분저하증(dysthymia)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기분저하증이란 주요 우울증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낮은 기분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게 너무 조용히 온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미열이 계속되는데 아프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과 비슷합니다.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