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단어는 수천 개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50만 단어 중 극히 일부만 쓰는 셈입니다. 제가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찔렸습니다. 왜냐면 저는 오랫동안 "짜증 나", "대박", "미치겠네" 같은 단어들로 제 하루를 요약하고 있었거든요. 언어지문 — 내 단어가 내 품격이다언어학에서는 '언어지문(language fingerprint)'이라는 개념을 씁니다. 여기서 언어지문이란, 지문이 사람마다 다르듯 각자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 방식이 그 사람의 성향과 인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지표가 된다는 뜻입니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어의 역사를 연구하는 황선엽 교수 역시 이 개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말하는 방식'이 인상을 ..
책 100권 읽기 챌린지를 마친 날, 저는 허탈했습니다. 완독 목록은 늘었는데 막상 "그 책 어떤 내용이었어요?"라는 질문 앞에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많이 읽으면 저절로 생각도 깊어질 거라 믿었던 게 착각이었다는 걸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그 경험이 제 독서법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독서법 다독의 함정 — 많이 읽을수록 좋다는 착각일반적으로 독서량이 많을수록 지식도 비례해서 쌓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월별 목표를 세우고 베스트셀러 목록을 훑으며 빠르게 완독 수를 채웠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완독 한 권수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기억에 남는 문장은 줄어들었습니다. 내용이 파편화(fragmentation)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서 파편화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