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낮아서 대화를 못 한다는 말, 절반만 맞습니다. 인간은 자존감 수준과 무관하게 누구나 특정 상황에서 대화에 실패합니다. 저도 직장에서 큰 실수를 한 뒤 한동안 동료의 사소한 한마디에도 "나를 무시하는 건가" 싶어 속으로 날을 세웠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을 되돌아보면, 문제는 자존감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두꺼운 먹구름에 가려졌다는 표현이 훨씬 정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먹구름 이론 — 자존감은 사라지는 게 아니다자존감을 연구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자존감을 태양에 비유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태양이 구름에 가려졌다고 해서 사라진 것이 아니듯, 자존감도 상실의 사건이나 사회문화적 압력에 의해 일시적으로 차단될 뿐 근본적으로 소멸하지는 않는다는 시각입니다.그렇다면 무엇이 먹구름이 되는 걸까요...
대화가 실패하는 원인의 90%는 감정이 아니라 '자동적 사고'에 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게 말처럼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회사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안고 퇴근한 날, 집에서 작은 실수를 한 가족에게 제가 쏟아낸 건 비난이었지 대화가 아니었으니까요. 그 순간 저를 움직인 건 상대에 대한 미움이 아니라 '제 피곤함을 누군가가 알아줬으면' 하는 아주 단순한 욕구였다는 걸, 한참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뚜껑이 열리는 순간, 공감 능력이 사라진다우리는 평소에 타인의 감정을 꽤 잘 읽습니다. 거실 끝에서 혼자 훌쩍이는 여섯 살 아이를 보면 슬프다는 걸 바로 알고, 그 아이를 안아주러 달려가고 싶어 집니다. 공감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거죠. 그런데 이 능력이 갑자기 사라지는 순간이 있습..
직장에서 동료의 말 한마디에 발끈했다가 며칠 동안 어색한 분위기를 견뎌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제 마음속에서 그 말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이미 뒤틀려 있었던 거였습니다. 말하는 기술보다 듣는 마음 상태가 먼저라는 것을 그때 처음 제대로 느꼈습니다. 말이 상처가 되는 이유, 방어기제 때문이었습니다일반적으로 상처를 주는 말은 악의를 가진 사람이 건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프로젝트 업무 분담 문제로 동료와 의견이 갈렸을 때, 상대는 그저 효율적인 방식을 제안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말을 제 능력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고, "왜 나한테만 유독 까다롭게 구냐"며 선을 그어버렸습니다.퇴근 후 혼자 시간을 보내며 돌이켜보니, 제 안에서 작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