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엔 아이가 짜증을 내면 "지금 참아야 나중에 편해진다"는 말을 아무 의심 없이 건넸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의 얼굴에서 생기가 빠져나가는 걸 느꼈고, 그제야 제가 뭔가를 단단히 잘못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감정을 억누르는 교육이 아이의 시야를 어떻게 좁히는지, 그리고 회복 탄력성이라는 힘이 왜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인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봅니다. 감정 억압, 아이를 조용하게 만들지만 마음은 망가진다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와 "너무 힘들어"라고 말할 때, 저는 습관처럼 "조금만 참아, 다 너를 위한 거야"라고 받아쳤습니다. 그때는 그게 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그 말은 위로가 아니라 아이의 감정에 자물쇠를 채우는 행동이었습니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어릴 때부터 부모가 모든 결정을 대신 해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성인이 돼도 몸만 큰 채로 남습니다. 저 역시 그 말이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대학 전공도, 첫 직장 선택도 부모님의 의견이 제 판단보다 훨씬 크게 작동했고, 막상 혼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오자 심한 불안감이 따라왔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심리적 독립이 왜 어렵고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를 정리한 글입니다. 정체성 차압, 내 삶인데 내 것이 아닌 느낌발달심리학에서는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자신만의 가치관, 취향, 선택 기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정체성 형성(Identity Formation)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정체성 형성이란, 단순히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선택과 충돌과 실패를 통해..
칭찬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아이의 의욕을 꺾고 있었다면 어떨까요. 저도 그랬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에게 "수고했어"라고 건넸을 때, 아이는 말없이 방문을 닫아버렸습니다. 부모의 말 한 마디가 아이의 내면에 어떤 지도를 그리는지, 직접 달라진 경험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타고났네"가 아이에게서 노력을 빼앗는 이유TV에서 손흥민 선수의 플레이가 나올 때 옆에서 "쟤는 타고났어"라고 무심코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감탄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말이 아이한테는 꽤 다른 의미로 흡수됐을 것 같습니다.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것은 능력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계속 키워나갈 수 있다는 믿음 체계를 의미합니다. 스탠퍼드대..
솔직히 저는 아이를 낳기 전까지, 사춘기가 이렇게까지 사람을 갈아 넣는 시간인 줄 몰랐습니다. 유아기에는 눈물을 닦아주면 됐는데, 사춘기는 그 눈물이 내 것인지 아이 것인지조차 구분이 안 되더군요. 지금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혼자 방 안에서 이불을 깨물고 있는 게 자기만이 아니라는 사실, 이 글에서 먼저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사춘기,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실제는 달랐습니다흔히 사춘기는 "잠깐 지나가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기다리면 된다, 놔두면 알아서 한다, 다들 겪는 거다. 저도 그 말을 믿고 버텼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그 '잠깐'이 5년이기도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이기도 했습니다.어제까지 손 잡고 마트 가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눈빛이 바뀝니다. 기생충처럼 외계 생명체가 들어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