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한때 "열심히 시도하라"는 삶의 드라이버에 완전히 올라타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부동산 공부, 외국어, 새로운 프로젝트... 늘 다음 도전을 쫓느라 소중한 친구의 카톡에 답장조차 며칠씩 미뤘습니다. 그러다 그 친구가 용기를 내 "나만 연락하는 것 같아서 좀 서운해"라고 말했을 때, 처음으로 제 방식을 돌아봤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겪는 서운함과 엇갈림의 뿌리가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각자의 성격과 심리적 드라이버 차이에 있다는 것, 그때부터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친구를 가르는 기준, 친화성이란 무엇인가심리학에서 성격을 분류할 때 자주 등장하는 개념 중 하나가 친화성(Agreeableness)입니다. 친화성이란 단순히 사교적이거나 친절한 태도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핵심은 "상대방의 입장..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자본에는 돈 말고도 일곱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언어 자본'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책이나 강의에서 먼저 배운 게 아니라, 직장에서 후배에게 "네가 그 모양이니까 안 되지"라는 말을 내뱉고 나서야 뒤통수를 맞은 듯 깨달았습니다. 언어 자본이란 무엇인가 — 말투가 당신의 '급'을 정한다혹시 처음 만난 사람이 한마디 했을 때 "이 사람이랑 다시 만나고 싶다"거나 반대로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 있으십니까? 저는 꽤 자주 그런 경험을 했는데, 신기하게도 그 판단이 내려지는 데는 채 몇 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독일 사회학자 디트마 밀레의 저서 『아비투스』는 이 현상을 이론으로 정리합니다. 아비투스(Habitus)란 쉽게 말해 한 사람이 살아온 환경과 습관이 몸에 배..
결혼하고 나서 저도 처음엔 "양가 부모님이 친하게 지내야 가정이 화목하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그 믿음이 오히려 명절마다 크고 작은 갈등의 씨앗이 됐다는 걸 깨닫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돈 관계의 적정 거리, 갈등을 부르는 패턴, 그리고 그 밑에 깔린 자존감 문제까지 직접 부딪히며 정리한 내용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사돈 관계에 적정 거리가 필요한 이유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명절 때 양가 부모님을 한자리에 모으려 했을 때 처음 한두 번은 그럭저럭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서로 친하다는 전제가 생기고 나면, 한쪽 부모님이 사위나 며느리에 대해 상대방 집안에 의견을 건네는 일이 생깁니다. 그 순간부터 관계가 이상한 방향으로 꼬이기 시작했습니다.정신건강의학 전문의들이 ..
말은 많은데 왜 전달은 안 될까요. 저도 한때 발표 자리에서 준비한 내용이 통째로 날아가는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머릿속엔 분명히 있었는데, 입을 열면 사라지는 그 기이한 현상. 알고 보니 문제는 말솜씨가 아니라 생각을 구조화하는 방식 자체에 있었습니다. 생각정리가 안 되면 말은 항상 무너진다중요한 회의에서 발언 기회가 왔을 때, 제가 처음 뱉은 말은 "아, 그게… 음…"이었습니다. 머릿속엔 하고 싶은 말이 세 가지는 됐는데, 입 밖으로 나오는 건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단편들뿐이었습니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건 긴장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생각이 정리된 상태가 아니었던 겁니다.말이 무너지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하나는 감정적 요인으로, 반박이나 압박을 받을 때 억울함이나 수치..
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제 삶의 주인이 저 자신이 아니라는 걸 몰랐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도 "또 오늘도 해야 하는 일들이 산더미"라는 생각부터 들었고, 제가 원하는 게 뭔지보다 남들 눈에 제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훨씬 더 중요했습니다. 번아웃이 왔을 때도 "이 정도도 못 버티냐"며 스스로를 닦달했죠. 이 글은 그 고리를 어떻게 끊었는지, 그리고 실제로 말 한 마디가 뇌와 몸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경쟁문화가 자존감을 갉아먹는 구조제가 번아웃을 겪으면서 가장 먼저 의심한 건 제 의지력이었습니다. '내가 너무 약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습니다.한국 사회의 교육·직장 시스템은 오랫동안 외적 동기(External ..
국내 성인의 약 30~40%가 지난 1년 안에 무기력함을 경험한다는 정신건강 통계가 있습니다. 저도 그 숫자 안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아침마다 눈을 뜨는 게 고통이었고, 출근길이 문자 그대로 지옥처럼 느껴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주변에서는 그냥 게으른 거라고 했지만, 몸과 마음이 바닥난 상태에서 게으름이라는 말은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습니다. 번아웃 신호, 게으름과 어떻게 다른가무기력증을 단순한 나태함과 구분하는 기준은 생각보다 명확합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출처: Mayo Clinic)에서는 최근 2~3주 사이에 하는 일이 재미없어졌는지, 늘 함께하던 사람들을 보면 이유 없이 불쾌해지는지, 퇴근 후 가족과 보낼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된 느낌인지를 자가 점검 질문으로 제시합니다. 이 중 한두 가지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