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외모 관리'라는 게 얼굴이나 체형에 관한 이야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능력도 출중하고 얼굴도 준수한 분이 단 하나의 소리 때문에 회의실 분위기를 통째로 얼어붙게 만드는 장면을 목격하고 나서야, 제가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호감이란 것은 시각 한 가지가 아니라 소리, 냄새, 동작을 포함한 오감 전체의 합산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른 채 살아온 시간이 꽤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호감가는 사람 오감 관리, 외모의 진짜 범위인간의 인상 형성 과정을 연구한 심리학 분야에서는 '총체적 인상(holistic impression)'이라는 개념을 씁니다. 여기서 총체적 인상이란 시각적 외형뿐 아니라 청각·후각·촉각 등 모든 감각 정보가 통합되..
유튜브를 하루 두 시간씩 봐도 뇌는 별로 힘들지 않다고 합니다. 반면 책 한 권을 30분만 읽어도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건 왜일까요. 저도 처음엔 그냥 집중력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뇌과학 쪽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야 이게 실제로 뇌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종이책을 다시 펼치기 시작한 지 어느덧 몇 달, 그 변화를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뇌 가소성 — 영상이 건드리지 못하는 영역직장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부터 저는 책을 거의 손에 들지 않았습니다. 짧은 영상 하나 보고, 또 하나 보고, 퇴근 후 두세 시간이 훅 지나가는 생활이 반복됐습니다. 머리가 멍하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그런데 뇌과학 연구 결과들을 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데도 왜 자꾸 기운이 없을까요? 저도 한동안 그 질문을 달고 살았습니다. 많이 먹으면 건강해진다고 믿었던 그 오랜 신념이, 사실은 몸을 조용히 망가뜨리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무엇을 먹지 않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초가공식품이 몸에 독이 되는 진짜 이유살이 찌는 게 단순히 많이 먹어서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살을 빼려면 덜 먹는 것만 반복했는데, 빠졌다 돌아오기를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제 경우엔 문제가 '양'이 아니라 '종류'에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이란 단순히 가공한 음식이 아닙니다. 쉽게 말해, 진짜 식재료를 거의 쓰지 않고 각종 ..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날, 세상이 완전히 멈춘 것 같았습니다. 그 빈자리가 너무 커서 한동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이 사람은 이제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그런데 물리학자의 한마디가 그 무게를 조금 덜어줬습니다.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원자의 재배치라는 말이었습니다. 우리 몸에도 품질보증기간이 있다가전제품을 살 때 품질보증기간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기간이 딱 끝나고 나면 슬슬 고장이 나기 시작하죠. 제가 처음 이 비유를 들었을 때, 웃음이 나오면서도 뭔가 찔렸습니다. 우리 몸도 다를 게 없다는 뜻이니까요.인류가 구석기시대를 살던 40~50만 년 동안 평균 수명은 대략 30년 안팎이었다고 추정됩니다(출처: Nature). 생명체는 자손을 남긴 뒤 빠르..
새벽 2시에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 저만 한 게 아닐 겁니다. 직장 생활이 가장 치열하던 시절, 저는 매일 밤 그 시간이면 어김없이 깨어 천장을 바라보며 온갖 걱정을 되씹었습니다. 일반적으로 8시간을 자면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시간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따로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수면 패턴과 생체 리듬이었습니다. 생체리듬이 망가지면 생기는 일저는 당시 제 문제가 우울증이라고 단정하고 자책했습니다. 새벽에 깨서 '내일 실수하면 어쩌지', '이 커리어 괜찮은 건가'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웠고, 다음 날은 극심한 무기력함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악순환의 근본 원인은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만들어낸 생체 리듬 붕괴였습니다.일주기 리듬(Circadian Rhy..
사람의 99%는 하루 7~9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 강연 현장에서 8시간 이상 잔다고 손을 드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저도 한때 그 손을 못 들었던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새벽 2시, 3시만 되면 어김없이 눈이 번쩍 떠졌고, 그 뒤로는 잠이 아니라 불안이 시작되었습니다. 자기 착취형 불안이 새벽 각성을 만든다새벽에 자꾸 깨는 이유를 수면 습관 탓으로만 돌리기엔 뭔가 석연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저는 취침 루틴도 지키고, 카페인도 조절했는데 여전히 새벽 2~3시면 눈이 떠졌습니다. 그때서야 문제가 습관이 아니라 낮 동안 쌓인 긴장 상태에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자기 착취형 불안(self-exploitative anxiety)이란, 가만히 쉬는 것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