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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추천 (안내서, 내면 언어, 예술의 의미)

전업 육아를 시작한 첫 해, 저는 아이가 울 때마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했습니다. 매뉴얼 같은 건 없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때 우연히 접한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의 책 이야기가 그 답답함에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인생은 '안내서 없이 시작하는 여행'이라는 말 한 마디가 이상하게 위로가 됐거든요. 안내서 없이 던져진 삶, 히치하이킹처럼 시작된 육아더글라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지구가 우주 고속도로 공사 명목으로 허무하게 파괴되면서 시작됩니다. 예고는 있었습니다. 다만 지구인들이 그 공고를 알아볼 방법이 없었을 뿐이었죠. 살아남은 지구인 한 명은 외계인 친구 덕분에 우주를 떠돌게 되고, 그 여정에서 삶의 의..

카테고리 없음 2026. 9. 3. 10:56
인간관계 정리 (이해관계, 감정노동, 자아형성)

사람을 처음 만날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은 당신을 대할 때가 아니라, 식당 종업원을 대할 때 드러납니다. 저는 이 사실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한동안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육아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비로소 관계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때서야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쏟아왔는지 깨달았습니다. 이해관계로 맺은 인연은 결국 드러납니다일반적으로 인간관계는 쌓아갈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그건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넓게 쌓인 인맥 중 상당수는 이해관계(利害關係), 즉 서로의 이익이 맞닿는 지점에서만 유지되는 조건부 관계였습니다. 이해관계란 쉽게 말해 내가 저 사람에게 얻을 것이 있고, 저 사람도 나에게서 무언가를 원하기 때문에 유지되는 관계입니다. 그게 사라지는 ..

카테고리 없음 2026. 9. 3. 09:11
비언어적 소통 (상호주관성, 정서조율, 턴테이킹)

소통의 93%는 말이 아닌 곳에서 일어납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독박 육아를 하면서 하루 종일 아이와 단둘이 있다 보면 어른과 나누는 대화라곤 남편이 퇴근 후 던지는 몇 마디가 전부인 날이 많았는데, 그 말 몇 마디만으로도 왜 이렇게 위로가 안 되는지 오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문화심리학의 시각에서 보면 그 이유는 꽤 명확합니다. 우리가 진짜 소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 피부가 맞닿는 터치, 눈이 마주치는 순간, 감정의 리듬이 서로 맞아떨어지는 경험—이것들이 통째로 빠진 채 메시지만 오갔던 겁니다. 메시지가 전달됐는데 왜 소통이 안 된 걸까 — 상호주관성의 배경SNS 시대에 들어서며 많은 사람들이 "메시지를 보냈으니 소통했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카테고리 없음 2026. 9. 2. 10:26
은둔 시대의 행복 (고립, 사회적 관계, 삶의 풍요)

아이를 하루 종일 돌보다 보면, 어느 순간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것 같은 감각이 찾아옵니다. 저도 그 감각을 꽤 오래 안고 살았습니다. 지금 한국은 청년부터 중년, 노년까지 전 세대가 조금씩 안으로 움츠러드는 시대입니다. 과연 혼자가 정말 편한 걸까요, 아니면 편하다고 믿고 싶은 걸까요? 고립은 왜 유행처럼 번지게 됐을까요즘 '쉬었음 청년'이라는 말이 통계에 자주 등장합니다. 매달 70만 명 이상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고 하죠. 그런데 저는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청년 문제로만 생각했습니다. 제가 직접 겪기 전까지는요.육아를 시작하고 나서 하루 일과가 아이 중심으로 재편되면, 밖과의 접점이 하나씩 끊깁니다. 처음엔 일부러 SNS를 줄였고, 그다음엔 모임 연락을 미루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쌓이다 ..

카테고리 없음 2026. 9. 2. 09:10
피해의식 (피해의식, 예방적 전략, 실패담)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세 가지 말투를 반복한다고 합니다. "왜 나만 미워해?", "다들 내가 망하길 바라는 것 같아",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저는 그 세 번째 문장을 제가 얼마나 자주 속으로 되뇌었는지 떠올리고 꽤 불편해졌습니다. 피해의식은 나쁜 사람이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일반적으로 피해의식이 강한 사람은 성격이 삐뚤어졌거나 자기중심적이라는 인상을 주기 쉽습니다. 그런데 인지심리학(cognitive psychology)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기서 인지심리학이란 인간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를 연구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로, 우리가 왜 특정 상황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지를 설명해 줍니다.제가 직접 경험해 봤는데, 처음 동아리 모임에..

카테고리 없음 2026. 9. 1. 10:39
못난 모습 드러내기 (핸디캡, 역행보살, 피해의식)

자기 결점을 들킬까 봐 긴장하며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완벽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가면을 쓸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더 멀어졌습니다. 내 못난 구석을 먼저 꺼내 놓는 사람이 왜 모두에게 사랑받는지, 그 이유를 뒤늦게야 이해하게 됐습니다. 핸디캡을 숨길수록 벌어지는 일일반적으로 결점은 철저히 감출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허점을 숨기는 데 에너지를 쏟을수록 오히려 그 허점이 더 크게 느껴졌고,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늘 어딘가 방어적인 태도가 배어 나왔습니다.여기서 핸디캡(Handicap)이란 단순히 신체적 불편함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스스로 드러내기 부끄럽다고 느끼는 모든 종류의 약점..

카테고리 없음 2026. 9. 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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