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넘어서도 타인의 평가 한마디에 하루 종일 흔들렸던 적이 있습니다. 달력 나이로는 분명 어른인데, 속은 여전히 칭찬받길 기다리는 아이 같았습니다. 심리적 성숙 없이 나이만 먹는 것을 '성인 아이(Adult Child)' 현상이라 부르는데, 이 개념이 남 얘기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 꽤 오래 걸렸습니다. 어른식(成人式), 자기애, 자존감이라는 세 가지 열쇠로 그 문을 열어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어른식 — 마음속에서 치르는 통과의례백일잔치, 돌잔치, 입학식, 졸업식. 우리는 삶의 굵직한 전환점마다 크고 작은 의례(Ritual)를 치러왔습니다. 여기서 의례란 단순한 잔치가 아니라, "나는 이제 다른 단계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스스로와 사회에 공표하는 심리적 선언입니다. 그런데 정작 '내..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저는 서른이 훌쩍 넘어서야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후배의 실수 앞에서 감정부터 쏟아냈던 그날, 저는 분명 사회적으로 '어른'이었지만 내면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성숙한 내면과 미성숙한 내면의 차이는 나이가 아니라 '경험을 대하는 방식'에 있다는 것, 직접 겪어보니 이보다 정확한 말이 없었습니다. 체험과 경험: 같은 하루가 다른 사람을 만드는 이유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십니까. "나는 살면서 정말 많은 걸 겪었는데, 왜 아직도 제자리인 걸까?" 저도 그랬습니다. 회사를 10년 가까이 다니면서 숱한 프로젝트를 치러냈는데, 어느 날 돌아보니 실수 패턴이 신입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John Dewey)는 경험을 두 층위로..
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논리로 이기면 상대가 따라온다'고 믿었습니다. 회사에서 의견 충돌이 생길 때마다 데이터를 꺼내 들고 상대방의 허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는데, 그 결과는 늘 예상 밖이었습니다. 상대방은 설득되기는커녕 더 단단히 방어막을 쳤고, 팀 분위기는 싸늘해졌습니다. 로버트 그린의 을 읽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근본적인 부분을 놓치고 있었는지 알게 됐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비이성적인 존재다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고 믿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를 돌이켜보면, 먼저 감정적인 결론에 도달한 뒤 논리적인 근거를 끌어다 붙이는 순서였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로버트 그린이 정의하는 첫 번째 원칙인 비..
저도 처음엔 그분이 저보다 훨씬 똑똑해서 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장에서 만난 그 동료는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맹점을 찾아내고, 대화를 가르치는 자리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심리학과 관계 연구를 파고들수록, 그게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에 다가서게 됐습니다. 진짜 똑똑함이란 무엇인지, 제가 겪은 경험과 함께 풀어봅니다. 공감 능력이 진짜 지능이라는 말,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직장을 다니던 시절, 유독 대화가 벅찬 동료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분은 제가 말을 꺼내면 맥락보다 허점을 먼저 찾아냈고, 대화가 끝나고 나면 저는 어딘가 모르게 작아진 기분으로 자리를 떴습니다. 당시에는 그게 제 논리가 부족해서라고 자책했습니다. 그분이 더 많이 알고 더 날카롭게 생각하니까,..
만나고 돌아오는 길마다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제 문제인 줄만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원인은 저 자신이 아니라 관계 자체에 있었습니다. 왜 특정 사람 곁에 있으면 기운이 쪽 빠지는지, 그리고 가스라이팅과 나르시시스트는 실제로 어떻게 우리 삶에 침투하는지 — 제가 직접 겪고 공부하며 정리한 내용을 솔직하게 풀어봅니다. 거울신경세포 — 감정 전염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친구를 만났는데, 두 시간 뒤 집에 돌아오면 오히려 더 지쳐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하고 스스로를 다그쳤습니다. 하지만 그게 단순한 예민함이 아니라 뇌의 구조적 반응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야 자책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여기서 핵심 개념이 바로 거울신경세..
직장에서 누군가와 크게 부딪히고 집에 돌아왔던 날, 저는 밥도 못 먹고 천장만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나약하지. 이 정도 가지고 힘들면 안 되는데." 그런데 뇌과학 연구 결과를 접하고 나서 그 자책이 완전히 잘못된 방향이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람 때문에 겪는 고통은 뼈가 부러지는 것과 뇌에서 동일하게 처리됩니다. 피 흘리는 사람에게 "의지가 약하다"고 다그치는 셈이었던 겁니다. 의지력에도 총량이 있다는 불편한 진실저는 한때 "의지만 있으면 뭐든 된다"는 말을 꽤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현실은 달랐습니다. 아침에 상사한테 불필요한 핀잔을 듣고, 점심 무렵엔 동료와 어색한 충돌이 있었고, 오후에 고객 전화로 30분을 소모한 날이면, 저녁엔 어김없이 끊으려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