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억지로 유지하던 관계를 하나씩 끊어내고 나서야 오히려 삶이 가벼워졌거든요. 누군가를 곁에 두지 않는 것이 외로움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이라는 걸, 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나를 갉아먹는 인연에 쏟던 감정 에너지를 거두고 나니, 비로소 제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손절 기준, 저는 이렇게 정했습니다혹시 만나고 나서 유독 피곤한 사람이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한동안 그 피로의 원인을 제 탓으로 돌렸습니다. '내가 예민한 거겠지', '조금만 더 맞춰주면 괜찮겠지' 하면서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 사람을 만난 날마다 어김없이 우울했다는 사실을.그 사람은 약속을 습관적으로 어겼고, 대화 중에 은근히 저를 깎아내리는 말을..
저도 처음엔 그게 우정이라고 믿었습니다. 10년 넘게 쌓인 세월이 있으니 그냥 참는 게 맞다고, 그게 어른스러운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죠. 그런데 돌아보면 그건 우정이 아니었습니다. '정'이라는 이름을 빌린 소모전이었습니다. 가짜 관계를 끊지 못한 채 자존감이 바닥을 찍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 미운 정도 정이라는 착각이 얼마나 조용하게 한 사람의 삶을 갉아먹는지를요.미운 정이 관계를 망치는 이유그 친구와의 관계를 끊지 못했던 이유를 솔직하게 꺼내자면, 딱 하나였습니다. "그래도 이만큼 함께했는데"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생각이 얼마나 무서운 함정인지 그 안에 있을 땐 절대 보이지 않습니다.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매몰 비용 오류(Sunk Cost Fall..